앵두따는 날에
2010. 6. 25. 13:08ㆍLife is live/포토 에세이
앵두
고영민
그녀가 스쿠터를 타고 왔네
빨간 화이버를 쓰고 왔네
그녀의 스쿠터 소리는 부릉부릉 조는 것 같고, 투정부리는 것 같고
흙먼지를 일구는 저 길을 쉥, 하고 가로 질러왔네
가랑이를 오므리고
발판에 단화를 신은 두 발을 가지런히 올려놓고
허리를 곧추세우고,
기린의 귀처럼 붙어 있는 백밀러로
지나는 풍경을 멀리 훔쳐보며
간간, 브레끼를 밟으며
그녀가 풀 많은 내 마당에 스쿠터를 타고 왔네
-시집 「공손한 손」창비시선 29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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