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10. 7. 17. 09:37ㆍLife is live/포토 에세이
청산도 - 박두진
산아. 우뚝 솟은 푸른 산아.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.
숱한 나무들,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,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,
둥둥 산을 넘어 흰 구름 건넌 자리 씻기는 하늘. 사슴도 안 오고
바람도 안 불고, 넘엇골 골짜기서 울어오는 뻐꾸기.
산아. 푸른 산아. 네 가슴 향기로운 풀밭에 엎드리면, 나는 가슴이 울어라.
흐르는 골짜기 스며드는 물소리에, 내사 줄줄줄 가슴이 울어라.
아득히 가버린 것 잊어버린 하늘과, 아른아른 오지 않는 보고 싶은 하늘에,
어쩌면 만나도질 볼이 고운 사람이, 난 혼자 그리워라. 가슴으로 그리워라.
티끌 부는 세상에도 벌레 같은 세상에도 눈 맑은, 가슴 맑은 보고지운 나의 사람.
달밤이나 새벽녘, 홀로 서서 눈물어릴 볼이 고운 나의 사람.
달 가고 밤 가고, 눈물도 가고, 티어 올 밝은 하늘 빛난 아침 이르면,
향기로운 이슬 밭 푸른 언덕을, 총총총 달려도 와 줄 볼이 고운 나의 사람.
푸른 산 한나절 구름은 가고, 골 넘어, 골 넘어, 뻐꾸기는 우는데,
눈에 어려 흘러가는 물결같은물결 같은 사람 속, 아우성쳐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에,
난 그리노라. 너만 그리노라. 혼자서 철도 없이 난 너만 그리노라.
덧> 위에 열거한 사진들은 2008년 8월 11일 첫번째 장전계곡을 찾은 이후 2009년 5월 23일, 2009년 7월 20일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촬영한 것입니다.
|
'Life is live > 포토 에세이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앵두따는 날에 (0) | 2010.06.25 |
---|---|
6월 보리밭 소경 (0) | 2010.06.23 |